Evan Williams Blackㅣ에반 윌리엄스 블랙
그간 남대문시장에서나 알음알음 구매할 수 있다가 작년 말 정식으로 국내에 소개되며 위스키 커뮤니티에서 ‘가성비 위스키’로 떠오른 아메리칸 버번위스키. 이 위스키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이다. 바닐라, 캐러멜, 브라운슈가 향과 오크 풍미 등 버번위스키라면 응당 가져야 할 전형적인 특성을 빠짐없이 갖췄다. 가격은 중저가지만 스트레이트 버번으로 인정받기 위한 법적인 숙성기간인 2년보다 두 배 이상 길게 4~5년 숙성했다. 숙성에서 배어나는 다채로운 향, 풍성하고 촘촘한 맛이 놀라운 ‘알성비(알코올 성분 비율)’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돌려 말하는 법이 없지만 결코 밉지 않은, 솔직한 친구 같이 느껴진다. 버번위스키의 풍요로운 맛 그대로를 즐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스카치위스키보다 다소 높은 알코올 도수 때문에 부담스럽다면 상온의 물을 몇 방울 넣어가며 천천히 즐겨보자. 얼음을 넣어 차갑게 해도 알코올 도수는 낮아지겠지만 버번위스키 특유의 화려한 풍미가 얌전해져 자칫 밋밋한 맛이 날 수 있다. 3만 원
Dalmore Port Woodㅣ달모어 포트우드
보틀 전면에 그려진 터프한 인상의 사슴 머리. 게다가 에이징 표기가 없는 46.5퍼센트 위스키. 외양만 봐서는 분명 거친 향과 맛을 낼 거라 예상하게 되지만 이것은 반전 스토리다. 보리의 고소함과 초콜릿 커피, 그리고 피니시에서 느껴지는 말린 붉은 베리류의 향기가 부드럽게 긴장을 풀어준다. 이 부드러움은 몇 잔을 마셔도 흐트러지지 않기에 마치 잘 녹음된 연주를 계속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연주를 즐기는 사람에게 달모어 포트우드는 좋은 데일리 위스키가 되어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내면의 감정이 급등락하는 동안, 흔들리지 않는 달모어 포트우드를 곁에 둔다면 감정의 파고도 조금은 사그라지지 않을까? 10만 원 중반대
Johnnie Walker Black Labelㅣ조니워커 블랙 레이블
잔을 들면 풍겨오는 강렬한 과일 향, 곧장 뒤따르는 달콤한 바닐라 향, 입안에 담기는 순간 퍼지는 부드러운 캐러멜, 신선한 시트러스와 오일의 풍미, 말린 과일의 농후함, 스파이스, 그리고 블랙 특유의 세련된 스모키한 피니시.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은 빼어난 균형과 레이어에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위스키라 니트, 온더락, 하이볼, 칵테일 모두에 적합한데, 개인적으로는 ‘조니진저하이볼’로 즐겨 마신다. 얼음 채운 롱글라스에 조니워커 블랙 30ml을 붓고, 그 위에 진저에일(캐나다드라이 진저에일을 추천한다) 90mL를 채워 1:3 비율로 만든다. 그리고 살살 저어주면 완성! 오렌지 슬라이스로 가니시하면 풍미가 더욱 깊다 6만 원
Wild Turkey 101 8YOㅣ와일드터키 101 8년
버번의 스탠다드. 스카치위스키만 즐기는 이들에게는 다소 강하고 묵직한 펀치를 입안에 날려주는 기분이다. 와일드터키 DNA를 그대로 표현하는 동시에, 거친 알코올 향을 멋지게 잡아주는 표현력이 좋다. 특히 스테이크와 함께 맛볼 때 아주 환상적이다. 5만 원 초반대
Singlton Dufftown 12YOㅣ싱글톤 더프타운 12년
아찔한 자극보다는 평안하지만 위트가 흐르는 일상이 좋아지는 나이 서른. 싱글톤은 지금 나에게 딱 맞는 위스키다. 피트하고 자극적인 위스키는 아니지만 청사과 향의 부드러운 풍미를 머금고 있어 데일리로 가볍게 한잔하기 좋은 싱글몰트 위스키. 오늘도 흐르는 강물과 같은 하루를 유유히 보내고 쳇 베이커의 ‘Time After Time’을 들으며 싱글톤을 따른다. 그리고 그 옆엔 초여름 제철 과일인 참외가 함께 한다. 6~7만 원대.
Yellow Rose Premium Americanㅣ옐로우로즈 프리미엄 아메리칸
부드러운 바닐라, 말린 바나나칩의 응축된 달콤함.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뒷맛. 옐로우로즈 프리미엄 아메리칸은 위스키 초보자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위스키다. 너무 강렬한 위스키는 부담스럽고, 너무 가벼운 건 아쉬운 음식과의 페어링에도 좋은 선택. 달콤한 옐로우로즈 프리미엄 아메리칸 한 모금과 풍부한 육즙을 머금고 있는 미디움 레어 채끝 스테이크는 멈출 수 없는 단짠 조합. 여름 향기가 짙어지는 지금, 온더록스도 좋지만 시원한 위스키 아포가토로 맛보길 권한다. 달콤함과 달콤함이 만나 환상의 짝꿍이 된다. 5만 원대
Talisker 10Yㅣ탈리스커 10년
거친 바다 앞에서 빚어져 입안 가득 소금기 가득한 바다 향으로 잊을 수 없는 한 모금을 내뿜는 탈리스커. 피트 위스키의 교과서라는 별명답게 목 뒤로 넘어가는 훈연 향과 후추 향이 풍부하다. 해산물과 두루 좋은 합을 자랑하지만, 특히 굴과 페어링 했을 때 훌륭하다. 탈리스커 하이볼을 만들 때 통후추를 갈아 넣으면 스모키한 맛을 더 극대화해 다른 위스키에서는 즐길 수 없는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위스키와 함께 거친 바다 앞에서의 잊을 수 없는 모험을 마주하는 상상을 해보길. 7~8만 원대
Naked Maltㅣ네이키드 몰트
맥캘란을 비롯해 셰리 위스키로 유명한 여러 싱글 몰트를 블렌딩하고, 다시 셰리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 과정을 거친 가성비 데일리 위스키. 절인 과일과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의 풍미가 특징적 셰리 위스키 애호가에게 특히 권한다. 집에서 혼자 아껴 마실 때보다는 캠핑 등 야외에서 여러 사람과 즐길 때 더 빛을 발한다. 바비큐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한 병을 다 비운 후 100퍼센트 재활용이 가능하게 생산된 위스키병 안에 작은 전구를 넣어 캠핑 조명으로 사용한다. 시원하고 맛있는 하이볼을 완성하고 싶다면 반드시 다음의 두 가지를 명심할 것. 위스키의 맛이 지나치게 희석되지 않도록 편의점의 단단한 돌 얼음을 사용하고, 생 라임 반 개를 스퀴즈해 즐긴다. 6만 원대
Tamnavulin Sherry Caskㅣ탐나불린 셰리캐스크
‘위린이(위스키 초심자)’ 친구들을 싱글 몰트, 특히 셰리 위스키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싶을 때 자주 애용하는 위스키. 우선 알코올이 튀지 않고, 알코올의 향이 약한 편이라 부담이 없다. 첫 향부터 셰리의 분명한 캐릭터가 풍기고 바닐라, 복숭아 향, 입 안에서는 따뜻한 느낌과 함께 팬케이크, 오렌지 등 이른바 ‘서양의 맛’이 느껴진다. 아주 달고 부드러운 편이라 ‘위린이’도 좋아할 맛. 고 숙성제품들에 비해서는 피니시가 다소 가볍고 약하지만, 위스키 애호가들이 넘어야 할 산이자 늘 타협과 협상의 대상인 ‘소주파’ 지인들에게 가장 중요시되는 ‘알성비’(알코올 가성비)에서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한다. 늦은 밤 캠핑에서 바삭바삭 튀긴 치킨은 물론이요, 커스타드 또는 생크림 케익과도 어울린다. 5만 원 초반대
Jura French Oakㅣ주라 프렌치오크
좋은 바에서 마시는 고연산 또는 복합적인 캐스크를 사용한 위스키도 좋지만, 주라 프렌치오크는 내 공간을 따뜻하고 아늑하게 꾸며준다. 부드러운 과일 향, 꽃 향이 코끝을 주무르고, 입 안에서는 바닐라, 캐러멜 라떼의 향이 달콤하게 꽃핀다. 니트 혹은 미네랄워터를 조금 더해 즐기는 것도 좋고, 조금 특별한 금요일 밤이라면 가염 버터(라꽁비에뜨를 추천한다)를 바른 바게트 한 조각을 물고 이 위스키를 덧칠한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을 정주행하면 완벽한 휴가가 될 것 같다. 9만 원대부터.
Ardbeg 10Yㅣ아드벡 10년
개성 강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꼽자면 대부분 ‘피트 향’이 강한 위스키를 꼽는다. 병원 냄새, 소독약 냄새로 표현되는데 좀 더 세밀하게 얘기하면 ‘정X환 맛’에 가깝다. 보틀을 오픈하면 학창 시절 과학실에서 맡았던 요오드의 강렬한 향이 먼저 느껴지는데,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잔을 돌려가며 향을 맡으며 맛보면 그을린 듯한 내음과 매캐한 시가 향, 무언가 설명하기 어려운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지며 그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강렬한 맛을 선사한다. 이 위스키의 독특한 맛은 고수나 민트 초코 못지않게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아드벡 입문자’라면 니트로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아드벡 하이볼(일명 ‘아하’)을 추천한다. 단맛이 나는 토닉워터보다는 드라이한 클럽 소다나 일반 탄산수를 준비한다. 잘라둔 레몬을 푹 담그지 말고 살짝 스프레이 하듯이 잔 위로 가볍게 스퀴징하면 스모키한 풍미에 시트러스 향이 가볍게 더해지며 소위 ‘앉은뱅이 술’이 된다. 가격이 궁금해 검색하다 보면 이 위스키를 8~9만 원대에 구매했다는 귀한 후기 글도 종종 보이지만 전생의 일처럼 느껴진다. 위스키 대란 이후 “오늘 사는 위스키가 가장 저렴하다”는 건 진리가 되어가고 있다. 대형 브랜드의 위스키처럼 대량 유통되는 제품이 아니므로, 10만 원대 초반에 눈에 띄면 바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취향이 아닐 순 있지만 위스키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은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와인앤모어 기준 700mL 10만5000원
Monkey Shoulderㅣ몽키숄더
싱글 몰트는 아니지만 100퍼센트 몰트로 만들기에 은근한 뚝심도 느껴지는 위스키. 닭발, 곱창볶음, 주꾸미 등 매운 음식에 곁들이면 부드럽고 향긋한 몽키숄더가 입안을 정리해주어 그 빛을 발한다. 몽키숄더 하이볼을 만들 때는 탄산수보다는 진저에일이 잘 어울린다. 냉동실에 얼려 놓은 과일-레몬이나 블루베리, 라즈베리 할 것 없이 모두 환영-을 꺼내 가니시로 얹으면 그럴싸하다. 가니시 여부가 알코올 세계의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개인적 기준이다. 5만 원대.
the GlenGrant Arboralisㅣ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
무림 고수가 20대에는 명검을 갖고 천하를 호령하다가, 40대가 되니 회초리로도 세상을 평정하는 느낌. 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를 마실 때면 그런 생각을 한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의 60년 경력이면 계곡물도 3일이면 위스키로 만들 수 있는 기적이 행해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이 술은 샤워 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데이빗 마일스의 색소폰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미생에 나오는 ‘묘수, 혹은 꼼수는, 정수로 받습니다’ 라는 대사를 떠올리며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옳은 길일 거라고 믿으며 잠자기 전 한 잔 즐긴다. 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의 화사함을 더 명확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탄산 함유량이 높은 페리에와의 하이볼로 만들어본다. 일반적인 하이볼 비율은 술 1: 탄산수 3 비율이지만 1:3.5정도로 조정하고 라임 웨지를 활용해 한 번에 들이켠다면 하루의 피로는 씻겨나간다. 6만 원 초반대.
The Glenlivet 12 Years Oldㅣ더 글렌리벳 12년
잘 익은 파인애플과 사과의 풍미. 부드럽고 달콤한 이 풍미는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햇살 가득한 여름날의 오후에는 탄산수를 가득 넣은 하이볼로 싱그럽게 즐기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름밤에는 달빛 아래에서 니트로 즐겨도 좋다. 파인애플의 풍미를 가득 담은 더 글렌리벳 12년은 말린 과일, 특히 파인애플이나 건망고와 잘 어우러진다. 사과나 사과 드레싱을 가득 넣은 샐러드, 그리고 애플파이와도 좋은 궁합. 한번은 여름 바닷가에 앉아서 더 글렌리벳 12년을 하이볼로 즐겼는데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산뜻하고 싱그러운 기분에 취했다. 8~9만 원대.
Glenfiddich 15YOㅣ글렌피딕 15년
첫 맛은 강렬하고 개성 있는 알코올의 맛으로 다가와 구수하고 그리운 여운을 남기고 떠나간다. 흡사 보리차의 맛과 향을 떠오르게 해서 한 모금 마신 후 몇 번 소리 내어 입맛을 다시게 되는 그런 술. 두 가지 각기 다른 음식과의 궁합을 최고로 치는데, 첫 번째는 소 곱창, 기름이 팡 터지는 곱창을 입에서 두세 번 씹은 후 글렌피딕 15년을 흘려 넣어 함께 삼키면 머릿속에 불꽃이 터지며 ‘성공의 맛’을 일깨워준다. 다른 하나는 집에서 먹기 좋은 스낵. 추억의 과자 에이스에 브라운 치즈를 0.3mm 두께로 잘라 얹는다. 사르르 녹는 브라운 치즈와 바삭 한 에이스가 글렌피딕 15년의 구수함과 달콤한 맛과 만나 향과 맛을 증폭시킨다. 위스키는 보통 니트로 즐기는 편이지만 여름 밤에는 잘게 부순 얼음을 온더록스 잔에 담아 얼음과 위스키를 함께 아작아작 씹어 마신다. 얼음과 위스키가 입에 들어오는 비율을 적절히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11~12만 원대
보통 BAR에서 먹으면 1.5~2배정도 가격함
위스키는 분위기로먹는거라 BAR에서 먹는것도 좋은경험
술잘못하는 펨붕이들도 BAR에가서 혼술해서 먹는것도 나쁘지않음 어짜피 KEEP하면되니깐
난 네이키드 몰트 가 가장 입맛에맞음
자기에게 맞는 위스키 하나정도는 살면서 하나쯤은 있으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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