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7이 막 발표된 지금 이 시점에서, 픽셀 6 프로를 몇 개월 간 사용한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초광각 카메라는 소니 IMX386 센서를 사용합니다. 분명 2017년 경, 나올 당시에는 준수한 센서여서, 미 믹스 2, 메이주 7 프로 등 중국제 플래그십들의 메인 카메라에도 사용되었던 센서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2022년이고, 1/2.86” 라는 사이즈 역시 1/2.55” ~ 1/2” 사이즈의 센서부터(비보,샤오미 플래그십),심지어 어지간한 메인카메라 급인 1/1.56”(원플러스,오포)가 초광각에도 종종 들어가는 시대인지라, 메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노이즈가 쉽게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센서와 결합된 114° 화각의 F2.2 렌즈는 프레임 중앙부의 성능은 좋지만, 극주변부의 품질이 좋지 못합니다.
선예도 자체는 일반적인 폰카 초광각 렌즈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고 텍스처나 선예도 피크 자체는 픽셀이 으레 그렇듯 좋은 편인데, 주변부 배율 색수차가 쉽게 관찰됩니다.
그리고 렌즈 자체에 극주변부 비네팅이 심한 것을 억지로 중앙부와 밝기를 맞추기 위해 끌어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프레임 극주변부에 노이즈 혹은 노이즈 리덕션 흔적이 쉽게 눈에 띕니다.
화각이 107° 이던 픽셀 5에 비해 화각이 약간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요.
(fov 수치 자체는 114로 늘어났는데, 왜곡보정 때문인지 뭔지 실제 화각은 아주 살짝 더 좁습니다)
대부분의 초광각 폰카 렌즈들이 이렇긴 합니다만, 화각이 좁아서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화각만 따지면 화웨이가 18mm로 더 좁긴 한데, 이쪽이 품질이 좋아서 어느 정도 아쉬움 커버가 되었으니까요.
S5K3P9SX로 추정되는 1/3.1” 16mp 센서를 쓰던 픽셀 5보다 역광에서 암부 노이즈가 줄어들고 야간에 좀 낫긴 하지만, 그건 물리적으로 센서가 커졌으니 당연한 겁니다.
AF도 7 프로에 와서야 겨우 달아주던데, 이걸 인질로 삼으니 치사하다 싶네요.
망원 카메라는 이미 검증된 소니의 IMX586 센서에 103mm F3.5 잠망경 렌즈를 사용합니다.
이미 이 조합은 S20U 등에서 몇년 전부터 검증이 된 조합이고, 미 10~12S Ultra 등에서 계속 망원으로 쓰이는 센서이기에 이미지 품질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입니다.
비슷한 조합을 탑재한 기종들과 붙여도 픽셀 특유의 디테일 처리 덕에 이미지의 품질이 같은 12MP라도 한 차원 높습니다.
렌즈는 메인만큼은 아니지만 선예도도 준수하고, 수차도 최소초점거리 근처가 아니라면 아주 적습니다.
특유의 십자 빛갈라짐은 개인적으로는 아나모픽 렌즈 같아서 맘에 들지만, 고스트 현상은 밤에 거슬리는 때가 있습니다.
메인도 고스트 억제력이 영 그닥인데 잠망경은 더 심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AF는 정확하고 빠른 편이나, 잠망경 구조 탓인지 듀얼픽셀 AF도 지원 안하는 센서 탓인지는 몰라도 역광이나 최소초점거리 근처의 작은 물체( ex: 거미 등의 곤충) AF가 후핀이 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Super Res Zoom을 통한 보간을 통해 20X까지 지원하는데, 실사가 제대로 되는 화질 수준은 10X 정도까지고
20x는 달에나 사용하는 기믹성 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것도 제대로 된 스팟측광을 지원하면 거의 필요 없음)
1/3.x~4.x” 사이즈의 콩알만한 센서에 끽해야 3배 언저리 광학 달아놓고 30X 50X 막 지르는 게 요즘 트렌드라
이정도면 딱히 무리한 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S20U는 expert raw 시 망원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해당 센서가 bayer raw 미지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길 했는데 (비디오에서는 비닝출력 잘만 지원함)
동일한 배율과 밝기의 잠망경 렌즈와 조합된 똑같은 센서인 IMX586을 사용하는
픽셀 6 프로는 멀쩡히 bayer raw 지원합니다;
고화소 모드로 찍는게 기본이라 그렇다기에는
훨씬 작은 회사인 DJI도 몇년 전 매빅 에어 2에서 IMX586으로 48MP RAW 지원했고
비보 V시리즈 중 IMX586 쓴 기종들에 48MP 리모자이크 RAW 지원하는 기종들 많습니다.
과거 노트 10 시리즈의 pip 라운딩 미지원 답변과 같은 말 같지도 않은 얘기죠.
사용성
픽셀 4부터 도입된, HDRnet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HDR+를 위한 머신러닝 기반 뷰파인더 프리뷰 개선 기능인 Live HDR+은 더 발전하여, 촬영 전과 최종 결과물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사진에서도 WYSIWYG(whatyouseeiswhatyouget) 를 구현하는 이 기능은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배터리 문제든 성능 문제든 거의 포기하고 있는 기능이고,
아이폰도 11 시리즈부터는 프리뷰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최종 결과물의 다이나믹 레인지와 차이가 살짝씩 나는 경우가 보이는데,
픽셀은 아이폰과 비교해서도 다이나믹 레인지 면에서 프리뷰의 결과물이 원본과 상당히 유사하게 나옵니다.
다만 뷰파인더 상의 모션블러를 억제하기 위해서 ISO를 올리고 셔터스피드를 상당히 빠르게 가져가기에 이중노출을 이용해 암부 부스팅을 할 시 암부 표현이 더 거칠게 보입니다.
이중노출 슬라이더를 조정해 완전히 HDR-ly 한 룩을 만들거나 혹은 엑스페리아와 비슷하게 상당히 리니어한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중노출 기능은 프로세서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지, 여름 직사광선 아래서 오래 카메라를 사용하면 열에 의한 쓰로틀링 때문에 이중노출 기능이 막힐 때가 종종 있습니다....
렌즈 네개 전부 다 야간모드를 당연히 지원하고, 역광 등 빛 상황이 안 좋은 주간에서도 사용하면 암부 노이즈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특이한 점은 한밤중 정도로 광량이 매우 적어지면, 메인 카메라에서 야간모드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세 카메라 중 제일 길다는 것입니다.
초광각은 손떨림 방지가 없고, 망원은 어둡고 화각이 좁아서 손떨림이 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노출시간을 길게 가져가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는데,
메인은 제일 센서가 커서 노이즈에 강하고, 렌즈도 밝고, 손떨림 방지도 있어서 그렇게 길게 촬영시간을 가져갈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 초광각, 망원이 3초 정도면 촬영이 끝날 때 혼자 5초씩 촬영 시간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 결과 노이즈는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촬영 시간이 너무 길어 핸드블러로 인한 디테일 저하가 보일 때가 은근 잦고, 촬영 텀 역시 지체됩니다.
타사처럼 딱히 야간모드 시간을 조절하는 별도의 조절 바가 없기에 (아이폰의 경우 핸드헬드로 기본 1-3초,최대 10초까지 강제 활성 가능) 이것은 야간 모드 사용성에 크리티컬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픽셀 7에서는 야간모드 촬영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홍보한 걸 보니, 지들도 긴 건 알고 있었나 봅니다.
RAW
픽셀은 기본 카메라 앱 자체에서 컴퓨테이셔널 RAW(CP RAW)를 지원합니다.
CP RAW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기존의 RAW와 달리 멀티프레임 합성 프로세스를 RAW 처리 과정에 결합해, 휴대폰에서도 높은 다이나믹 레인지, 저노이즈, 부드러운 계조를 가진 RAW 파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JPG와 RAW는 아예 별개의 파이프라인으로 동작하여, RAW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JPG보다 훨씬 좋습니다.
임베디드 컬러프로파일을 빼고 보더라도 JPG가 표현한 명부 보존 범위가 RAW의 명부 보존 범위와 별반 다르지 않은 타사와 다르게, 픽셀은 JPG에서는 퓨어 화이트로 표현되더라도 RAW에서 슬라이더를 당기면 훨씬 더 많이 살아납니다.
또한 이중노출 슬라이더로 암부만 올려 찍으면, 이 조정사항은 그대로 RAW 프로세싱에 반영되기에 이 경우 암부 노이즈가 약간 나아집니다.
제일 대중적인 아이폰의 ProRAW와 마찬가지로, 기본 카메라에서 별도의 모드 변경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고
토글된 RAW 촬영 설정은 따로 바꾸지 않는 한 언제든 같은 값으로 저장됩니다
별도의 앱이나 프로모드용으로만 컴퓨테이셔널 RAW를 나눈 탓에, 야간모드 등과 결합하여 쓸 수 없고
별도의 숏컷을 따로 마련하지 않으면 카메라를 키자마자 사용이 불가한 삼성이나
기타 중국 제조사(Vivo SuperRAW, Oppo/Oneplus RAW+)등 과는 다른 점입니다.
사실 CP RAW 자체는 아이폰 ProRAW, 갤럭시 Expert RAW가 나오기 한참 전인 픽셀 3부터 오랫동안 지원해왔고,
기초적인 CP RAW(HDR 프로세스가 적용된 RAW 출력)는 라이트룸 앱의 HDR DNG 모드, 일부 서드파티 앱에서도 이미 선보인 기능이기에 기능 자체가 특이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존 CP RAW 중에서는 가장 후처리,디테일,촬영 경험의 균형을 잘 잡은 것이 픽셀의 CP RAW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ProRAW는 기본 카메라에 통합시켜 두었다는 점에서 픽셀과 닮은 점이 많고, AP의 처리 능력이 뛰어난 덕에 연사 시 버퍼가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이 버퍼 테스트 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폰 12 Pro의 ProRAW 연사 버퍼는 픽셀 6 Pro의 2배에 이상에 달합니다.
픽셀이 8장 촬영 후 재촬영까지 슬로우가 걸리는 데 반해 아이폰은 훨씬 오랫동안 연사가 가능하고, 슬로우가 걸려도 재촬영까지의 텀이 비교도 안 되게 짧습니다.
ProRAW의 단점은, 노이즈 리덕션이 기본적으로 약간 들어가기 때문에 디테일이 덜 올라오는 것이 아쉽습니다. 대신 계조는 우수합니다.
갤럭시의 Expert RAW는 해가 좋은 주광에서는 촬영 시간이 훨씬 긴 대가로, 아이폰보다 디테일 면에서 미세하게 우위에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샤픈이랑 NR이 상황에 따라 JPG마냥 과하게 개입하며, 상황에 따른 프로세싱 오류/셔터랙이 심합니다.
그리고 한장 찍고 후처리 때문에 길게는 7-8초씩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후처리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여러 프레임을 촬영하고 합성하는 CP RAW 특성상 문제가 없지만,
후처리를 하는 그 시간 동안 픽셀이나 아이폰처럼 추가 촬영이 되지 않고
추가 셔터 찬스를 놓친 채 후처리가 될 때까지 넋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아이폰이나 픽셀이 그렇다고 카메라 사용 중지 전까지 찍은 사진 후처리에 손 놓고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만약 이게 스마트폰이 아니고 카메라였다면 아무도 안 샀을 겁니다.
(처리 느린 것으로 유명한 시그마 포베온 시리즈도 이것보다는 빠릅니다. 지금 사용하는 dp2q 기준 .x3f RAW 4장 연사 가능/ 20초 정도 기다리면 후처리 완료)
또한 S22U의 경우,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화면에 보여지는 피사체의 타이밍과 프로세싱 중, 최종 결과물의 캡처 타이밍이 셋 전부 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픽셀의 경우, 제로셔터랙을 구현해, 셔터를 누르는 순간,프로세싱 중, 최종 결과물이 전부 동일한 타이밍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폰에서는 제로셔터랙이 불가하다는 일부 의견과 다르게, 실시간으로 프레임을 계속 버퍼에 쌓아두고 셔터를 누를 시 이 Pre-Capture 된 프레임들을 기반으로 셔터 타이밍에 일치하는 프레임을 기준으로 두고 셔터 누른 앞/뒤에 찍히는 프레임들을 HDR, NR, 디테일 향상에 사용하면 멀티프레임 스태킹 방식으로도 결과물이 제로셔터랙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은 일부 상황에서 오히려 아주 미세한 역지연(캡처 타이밍보다 더 먼저 찍힌 프레임을 기반으로로 합성됨)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로셔터랙보다 오히려 더 나갔죠. (결과물이 긍정적인가와는 별개로)
그리고 마지막까지 구매를 고려하던 S22U은 렌즈마다 셔터랙이 심하게 다른 것도 촬영 경험을 심하게 저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초광각은 셔터랙이 거의 없는데 반해, 메인 렌즈는 셔터랙이 눈에 띄게 있고, 망원 렌즈는 같은 순간에 셔터를 누른 것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셔터랙이 심합니다.
사실 렌즈 구성은 픽셀6P의 16/24/103 보다 S22U의 13/23/69/230 조합이 더 마음에 들었으나, 픽셀을 선택한 것에는 이러한 이유가 제일 컸습니다.
Expert RAW가 별도의 앱으로 나눠진 건 그렇다 쳐도, 셔터랙과 촬영 지연은 전혀 ‘Expert‘ 스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픽셀의 CP RAW는 자연스러운 후처리에서 오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타사(애플,삼성의)의 CP RAW는 둘 다 RAW 자체에 모바일스러운 후처리를 결합하는데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기에,
노이즈 리덕션(애플), 샤픈과 부자연스러운 강조(삼성) 을 상당히 넣고,
이로 인하여 Adobe camera RAW의 RAW 세부 사항 향상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슈퍼 해상도 기능을 사용해도 RAW가 아니고 JPG에 한 것 마냥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반면 픽셀의 CP RAW는 후처리가 상당히 자연스럽기에, 셋 중 유일하게 RAW 세부 사항 향상이 작동하고,
슈퍼 해상도 기능을 작동시켜도 실제 카메라의 RAW와 마찬가지로 효과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50MP 모드 미지원이 아쉽지 않은 이유에는, RAW 기반으로 베이어 패턴의 세부 디테일을 보간하는 게 고해상도 촬영보다 훨씬 더 사용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고화소를 쓰는 기본적인 목적인 디테일 향상과 자연스러운 안티앨리어싱은 당연하고,
베이어의 한계로 왜곡된 미세한 패턴까지 복구해내기 때문에
비닝을 역이용해 어거지로 꺾는 고해상도 모드보다 어지간하면 결과물이 낫습니다.
14 프로의 리모자이크와 비교해도 딸리지 않으며, SRZ 알고리즘 역시 그대로 개입하기에 어떤 배율로 찍건 확실한 향상이 있습니다.
나중에 셀렉이 완료되어 원하는 사진만 고해상도로 변환하기에 촬영 중 용량 관리도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며,
노이즈/HDR/셔터랙+샷투샷 딜레이/촬영 경험 모두에서 휴대폰의 고화소마냥 손해보지도 않습니다.
RAW라 JPG보다 훨씬 계조가 풍부하고 관용도가 좋은 건 덤이고요.
당장 제일 강력한 AP를 탑재한 아이폰 14 프로만 해도 12MP에 비해 눈에 띄게 셔터랙과 샷투샷 딜레이가 보입니다.
+ 폰카화소 무용론 반박으로 항상 '200MP에서 나오는 50MP가 좋으니 화소경쟁은 문제없다'는둥 하는데
정작 까보면 광량 충분한 환경에서도 텍스처 싸그리 밀리는데 선예도 단 하나 남는다고
그게 고화소 짱짱걸인건지 궁금하긴 합니다?
요즘 프로세서가 초당 n억 메가픽셀을 처리하니까
고화소 1억을 하건 2억을 하건 문제 없다느니 하는 얘기 매번 나오는데
고화소 모드에서 정말 단 한장만 찍고 처리하는 것도 아니며
정작 그 X꼬쇼 하고도 계조 다 뭉개진 JPG 출력만 겨우 뱉죠.
그리고 프로세서가 초당 10억화소를 처리하면 뭐 합니까. 센서부터 못 받쳐주는데.
백날 “n화소로 초당 n프레임 읽어들이니 제로셔터랙이고 고화소 문제없다”고 하지만
정작 몇 비트로 판독하는지, 완전한 ZSL 구현에 필요한 full scan이 몇 ms가 걸리는지는 자기도 몰라요.
8bit로 판독하면서 full scan이 1/30s씩 걸려도 어쨌든 스펙을 지킨거긴 합니다ㅎㅎ;
이런 식이면 고화소 API 오픈은 커녕 고화소 CP RAW는 아주 먼 길이죠.
12MP도 몇장 찍으면 라면 익어있는데요.
아 나중에 센서 공정 좋아지고 AI가 오르면 해결된다고요?
그럼 지금은 입 닫고 그때 가서 말하시고요.
그리고 RAW 얘기를 다시 이어가자면, 당연히 야간모드, 천체모드 둘 다에서 CP RAW 지원합니다.
다만 천체모드가 메인과 망원에서만 가능하고 초광각에서 안 되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급나누기라기엔 5도 안 되던거였고…
정작 해당 기능을 풀도록 커스텀 된 Gcam을 사용하면 초광각 천체모드가 문제 없이 가능해서 더 이상합니다.
7 시리즈 발표에서도 별 얘기 없던거 보면 똑같지 않나 싶고요.
전반적으로 스틸샷을 평하면,
메인, 망원 만족/ 초광각 불만족입니다.
인물 모드
일단 먼저, 인물 모드는 픽셀 6 프로 카메라에서 제일 맘에 안 들던 점이었습니다.
1년 전쯤, 픽셀 4를 쓰던 중, Material You 디자인이 도입된 새로운 카메라 앱이 업데이트 된 적이 있었습니다.
픽셀 6 시리즈와 기조를 맞추기 위해 여러 사항이 변경되었는데, 그 변경점 중에는 인물모드 토글이 1/1.3x가 아닌 1/2x 로 변경된 것이 있었습니다.
픽셀의 인물 모드는 토글 자체는 1x라도 기본적으로 1.3x에 해당하는 35mm 근방까지 크롭이 들어간 상태고, 망원렌즈로 인물모드를 찍지 않기에, 메인 카메라에서 크롭한 2x는 품질이 매우 별로입니다(70mm 가량).
인물모드에서는 Super Res Zoom 알고리즘이 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토글 자체는 넘어간다 쳐도, 픽셀 6 시리즈에 맞춰 바뀌면서 픽셀 4 시리즈의 듀얼 카메라를 이용한 뎁스맵 매핑 알고리즘이 누락되었고, 이 결과 피사체 분리 능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습니다.
사진과 같이 업데이트 전에는 복잡한 자연물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분리하고, 거리에 따른 블러도 자연스러웠지만
업데이트 이후, 뎁스맵 만드는 실력이 하락했고, 복잡한 인공물의 경우 블러 실패를 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저는 이게 계획적 구식화와 같은,새 기기를 팔아먹기 위한 상술이라고 생각했으나,
픽셀 6 프로를 받아 써보고서는 그냥 구글이 퇴화한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인물모드 뎁스맵 제작 실력은 다시 픽셀 3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됩니다.
순수 듀얼픽셀 기반+AI를 이용한 방식인데, 이 방식은 픽셀 3 이후로 별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구글의 이 게으른 생각은, 당시에는 좋았지만 현재의 경쟁 휴대폰과 비교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 수준의 피사체 분리 실력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듀얼 카메라 알고리즘 역시 실수가 나올 수 있기에(특히 반사체) 열장 찍으면 한 두세장 정도는 경쟁 제품보다 낫지만,
픽셀 4 시절처럼 아이폰,갤럭시를 피사체 분리 실력으로 놀리고 다니던 그 위치와는 아주 멉니다.
이 방식의 유이한 장점이라면
듀얼 카메라 알고리즘이 개입할 여지가 없기에, 초점만 맞으면 되고 거리나 상황을 안 탄다는 것(효과 적용을 위해 기다릴 필요 없음)과
촬영 중 샷투샷 딜레이가 전혀 없는 점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듀얼 카메라 방식보다 그나마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듀얼픽셀 기반 알고리즘도 누락된 걸까 싶어, 나중에 구글포토에서 AI 뎁스맵 기반 블러를 먹이는 것과 결과물 차이가 있을까도 비교해 보았는데, 이 경우는 차이가 다행히도? 있었습니다.
포커스 픽셀간의 위치 차이를 이용한 것을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인물모드로 후핀을 내고 찍은 샷을 준비하고
같은 사진을 메타데이터를 싹 날리고 순수 AI 블러로 처리한 결과를 비교해 보면
명확하게 둘 간의 차이가 보입니다.
다만 여전히 아이폰/갤럭시와 달리 망원 카메라에서 작동하지 않고
블러가 프리뷰에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 되지도 않기에
구도 선정이 제한적임과 동시에 촬영 경험은 아주 별로입니다.
픽셀 4도 망원에서 동작을 안 했는데 대체 왜 똥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폰 갤럭시마냥 직하 망원만 되는 것도 있지만, 중국제는 잠망경에서도 동작하는 것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잠망경 샷은 사후로 포토 앱 내에서 블러처리를 하긴 하는데 이것 역시 해답은 아니죠.
그리고 여전히 인물 모드에서 RAW가 안 되는건 불만입니다.
소프트웨어 블러랑 RAW를 결합할 수 있는건 이미 캐논 5D4 이상/DPP에서 한참 전부터 듀얼픽셀 RAW라는 기능으로 지원했고,
하다못해 Depth Range 라는 기능으로 라이트룸에서도 이미 심도매핑 데이터 기반 마스크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이쪽은 일말의 언급도 없습니다.
(소셜 미디어 심도 캡처 토글 자체는 있는데 이것과 전혀 무관합니다)
CP RAW가 결합된 인물모드는 타사도 다 안 되는거 아는데, 어쨌든 발전해야 할 부분인건 맞습니다.
모션 모드
픽셀 6 시리즈에는 장노출/ 패닝을 시뮬레이션 하는 모션 모드가 추가되었습니다.
이 모드는 촬영 후에 적용은 불가능하고, 꼭 이 모드를 먼저 선택한 뒤 촬영해야 작동이 됩니다.
장노출 모드는 흔히 중국제 폰들에서 보던 라이트 트레일 모드처럼 단순히 빛의 흐름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분수나 폭포 등에 사용해 물의 흐름을 만들어 주는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본으로는 셔터속도가 너무 높아 제대로 표현이 안 되는 LED 전광판 등을 제대로 담을 수도 있고요.
아이폰의 라이브 포토 옵션 중 있는 장노출보다 좋은 점은, 라이브 포토는 장노출 모드 사용 시 라이브 영상의 프레임을 활용하기 때문에(FHD급)사진의 품질이 영상 캡처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반해 이쪽은 일반 촬영과 비교해 품질 저하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액션 팬 모드는 말 그대로 저속 패닝을 한 것처럼 한 방향으로 블러를 넣어 줍니다.
예전 노키아 윈도우 폰의 모션 포커스 모드랑 기본적인 효과는 같습니다…만
세월이 지나고 AI가 발전하며 얻은 차이점은 피사체/배경만이 아닌, 바퀴살과 같은 피사체 내의 회전하는 물체도 별도로 인식해 방향 블러가 들어가서
실제로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한 패닝샷과 최대한 닮게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자동차에 적용한 것이 제일 효과가 좋지만,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 등에도 작동은 잘 됩니다.
둘 다 그냥 재밌게 쓸 수 있는 기능입니다. 다만 액션 팬 모드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가는 특성상 중-저조도에서 촬영 시 합성할 프레임이 부족해 마이크로 디테일 면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HDR은 일반 모드와 똑같이 제대로 들어갑니다.
이 모드에선 RAW 촬영이 안 되기에 정말 중요한 샷은 일반 모드로 찍고 나중에 포토샵으로 블러 처리하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장노출 모드의 촬영 시간은 자동이고 따로 설정이 안 되던데(움직이는 게 많으면 짧고, 적으면 알아서 길어짐) 이걸 조절할 수 있는 토글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션모드가 나온 지 8-9개월차인데 아직도 베타 딱지가 붙어있는게 아마 이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전면 카메라는 잘 안 써서 생략합니다. 그냥 평범한 수준입니다. 화각 넓어진 건 체감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갈 건, 고해상도 알파 매트를 사용해 인물모드에서 머리카락을 훨씬 정교하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이 후면에 적용이 안 되는게 아쉽습니다. 머리카락 자체는 정말 기가 막히게 땁니다.
매직 지우개& 카모플라주
구글 텐서에서만 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apk를 떠내서 이전 픽셀들에 이식하면 잘만 되는 그 기능들입니다.
매직 지우개는 포토샵 내용인식 fill과 비슷한 효과이고,
카모플라주는 사진에 있는 물체의 거슬리는 색을 주변 색에 맞게 톤을 변화시키는 효과입니다.
포토샵에서 물체 마스크 따고 조정 레이어로 색조/채도를 건드려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자동으로 분석하고 해줄 뿐입니다.
동영상
픽셀 6 프로는 전면 카메라를 포함함 전 화각에서 4K를 지원하지만(6은 전면에서 미지원),
4K 60fps는 메인 화각에서만 지원합니다.
스펙상 초광각/망원인 IMX386,586 둘 다 GN1과 마찬가지로 4K60fps 를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것입니다.
HDR 핑계를 대기도 뭐한 게, 한 장으로 HDR을 구현하는 HDRnet을 영상에 접목했다는 게 구글의 발표라;
4K 60fps HDR을 녹화하는 도중 세 카메라 화각을 넘나들라는 얘기는 아니니(아이폰도 이건 두개까지밖에 안 됩니다) 해줄 법도 한데 아무튼 안 됩니다.
7에서는 풀어준 거 보면 그냥 다음세대를 위한 급나누기로 보입니다.
ISP상 4K 30fps가 한계인 765G에다 남은 프로세서 자원을 활용해 4K 60fps 촬영을 구현했던(발열은 심했지만) 픽셀 5에 비하면 좀 아쉽다 싶습니다.
영상 품질은, 패치를 몇번 거친 지금 상황에서 보면
빛이 충분한 주간에서는 한 세대 전 아이폰과 비견할 만 합니다. 샤픈이 사진에 비해 좀 더 들어가는 거 같은데 대부분은 만족할 겁니다.
픽셀 6 발표 전에 먼저 만져본 사람들이 12프로맥스보다 더 좋아 보였다라는 얘기가 돌았는데
솔직히 그건 과장이 많이 섞인 얘기고
정말 ‘메인 카메라 기준, 일부 상황 스틸컷 캡처 한정’해서만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일단 메인/망원 주간 품질은 나름 볼만한 수준입니다….만
실내나 야간은 여전히 아이폰만 못 합니다.
EIS로 인해 크롭도 상당히 많이 되기에, 물리적으로 화각이 더 좁은 아이폰보다도 촬영 화각이 좁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특유의 EIS 동작 방식은 여전히 거슬립니다.
핸드헬드로 녹화하며 구도를 돌리면 아이폰마냥 바로바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EIS가 개입하여 미묘하게 프리뷰 프레임이 반박 느리게 따라오는 건 여전합니다. 특히 망원에서 부자연스럽습니다.
대충 고릴라포드에 폰 여러개 박고 뛰는 유튜버 4분할 비교영상 그런거로는 안 보이는 단점입니다.
이게 매번 안드로이드 영상 좋아졌다고 하고 스틸컷만 따보면 괜찮게 보이는데
편하게 일상에서 들고 찍어보면 요상하게 별로로 느껴지게 하는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야간에서는 광원 많은 곳에 걸어다니기만 해도 EIS에 의한 광원 잔떨림 때문에 영상이 여전히 정신 없습니다.
EIS 끄면 손떨림 심해서 움직이며 찍기 어렵고요.
이런 얘기를 하면 짐벌 싼거 사라느니 하시던데
(님폰없에 이은 님짐벌없?)
짐벌 부피, 탈착 수고, 무게는 조상님이 감당하나요? 언제 동영상 찍을 줄 알고 그걸 챙겨다니나요.
폰 망원 배율 부족하다고 말하면
폰카용 망원렌즈 어댑터있는데 그거 쓰라는 말과 같은 수준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죠.
영상의 다이나믹 레인지는 좋지만 사진만큼은 아니고 평범한 수준입니다.
물론 그 전 픽셀들에 비하면 천지개벽이고
영상 개판인 중국제들이 하도 많아서, 안드로이드 중에서 상위권인 건 맞긴 합니다.
다만 초광각은 메인/망원과 달리 나온지 5년차인 구형 센서인 IMX386의 한계로 야간에서는 그냥도 못써먹을 수준입니다.
영상에 특이한 기능은 딱히 없고 손떨림 방지 모드가 4개 있습니다.
종류는 기본/락/액티브/시네마틱 팬인데, 픽셀 5에도 똑같이 있었던 옵션입니다.
액티브는 초광각에서 크롭해서 보정하는 다른 제조사들의 액션캠 모드와 같이 아주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효과는 좋지만,해상도는 FHD가 한계입니다.
거기다 초광각 크롭이니 화질이 당연히 주광에도 훅 떨어져서 이걸 사용하는 건 되도록 말리고 싶습니다. 기본에서도 손떨방은 충분히 괜찮거든요.
락은 말 그대로 최대한 설정된 구도를 유지하는 옵션으로, 일반적인 x/y/yaw/pitch 보정은 물론 회전축(roll) 보정도 됩니다. 4K 30까지 가능합니다.
초광각은 사용하지 못하고 메인/망원에서 가능하며,
보정 영역 마진을 위해 1.3x(망원) 2x (메인) 크롭이 들어갑니다.
다만 아주 가끔씩 버그로, 촬영 결과물과 뷰파인더 모두 이상하게 프레임이 뚝뚝 끊길때가 있는데, 이걸 제외하면 좋습니다.
시네마틱 팬은 FHD/4K 60fps로 촬영하고 2배 슬로우를 걸어서, 느리고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패닝하여 촬영한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4K로 설정하면 4K 60fps 녹화가 필요한 탓에 메인 카메라에서만 가능합니다. FHD에서는 초광각도 가능합니다. 품질은 기본 다음으로 좋습니다.
참고로 여전히 FHD에서는 무슨 모드를 선택해도 망원렌즈를 안 씁니다.
리뷰어들은 대부분 초기 리뷰에서 버그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13에서도 계속 이런걸 보니 FHD에서 P6P만을 위해 망원렌즈에 대한 최적화를 따로 하기가 귀찮아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리/진동
사실 망원카메라나 화면도 픽셀 6보다 6 프로를 선택한 이유였지만, 소리나 진동 역시 6 프로를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갤럭시를 쓰다 아이폰을 처음 썼을 때 제일 좋았던 것이 소리와 진동이었는데,
픽셀은 안드로이드도 소리/진동이 좋을 수 있다고 처음으로 느꼈던 휴대폰이었습니다. (픽셀 3/4)
픽셀 5는 CSO (Crystal Sound OLED),즉 화면 내장 스피커 방식 상단 스피커와 가격만큼 너프된 하단 스피커/진동모터 등으로 실망이 많았고,
픽셀 6도 억제된 가격 때문인지 여전히 4보다는 스피커와 진동이 안 좋다는 평이 많아 그래도 좀 낫다는 픽셀 6 프로를 선택했고, 최고는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리와 진동을 내줍니다.
스피커는 4와 고만고만한 품질에 음량만 좀 더 큰 듯 하고, 진동은 4와 비슷하거나 동급 이하로 느껴지는데, 4도 진동은 아이폰급이나 그 이상으로 이미 좋았기에 불만은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기 크기가 커진 탓인지 4에 비해 측면에서는 덜 느껴지고 뒷판 위주로 진동이 퍼지는 느낌은 듭니다.
성능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에 LPDDR5 12GB RAM, UFS 3.1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삼성 5나노에서 제조된 엑시노스 2100 기반이지만 구성은 좀 다릅니다.
빅코어로 X1 코어가 2개 들어갔고
미들코어는 A77/78이 아닌 성능과 소비전력이 더 낮고 더 작은 A76 듀얼이 사용됩니다.
리틀코어는 A55 쿼드입니다.
보통의 1+3+4 구성에 비해 좀 특이한 구성인데, 구글 말로는 우리는 벤치점수에 목매지 않으며 이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만
일반 긱벤치는 물론 배터리 벤치에서도 영 그저 그런 성능을 보입니다.
벤치성능만 보고 구매한 건 아니지만 괜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수 없긴 합니다.
GPU은 말리 G78 20코어로 단순 벤치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임을 많이 안 해서 딱히 이쪽은 설명할 게 없습니다.
쓰로틀링은 잘 걸린다는 거 같네요.
다만 휴대폰으로 라이트룸을 종종 쓰는데, A14가 들어간 12 프로보다 확연히 빨리 뜨거워지고 딜레이가 더 생기는 건 체감됩니다.
특히 어딘가에 올리려고 폰으로 찍은 영상을 간단하게 자르고 편집할 때 차이가 상당히 심하게 벌어지는 건 좀 짜증이 납니다.
그 외 일반적인 실사용에는 픽셀이 항상 그랬듯
순정 HW + 순정 SW 조합이라 당연히 동스펙/더 높은 스펙의 커스텀 OS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폰 이상으로 빠릿합니다.
픽셀과 기타 안드로이드를 다 몇대씩 쓰며 느낀 건
안드로이드가 버벅이는 원인은 안드로이드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순정 안드는 iOS보다도 반응성이 좋을 때도 있기에, 놀랄때 역시 많습니다.
소프트웨어
픽셀의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 순정에 약간의 커스텀 기능과 앱을 추가한 정도입니다.
안드로이드 13을 올리고, 12에서 느꼈던 앱 여러개 빠르게 전환시 미세하게 스터터링이 생기는 것 역시 체감될 정도로 줄었습니다.
안드로이드 13의 컨셉인 머터리얼 유는 UI의 색을 배경과 위화감 없게 비슷하게 바꾸는 것에 주안점을 둡니다. 가령 UI 테마컬러라던지요.
아이콘도 맞춰 바뀌긴 하는데, 서드파티 앱은 당연하고,
구글 갤러리나, Po Pixel 같은 픽셀 독점 앱도 머터리얼 유의 아이콘 색변환을 아직도 지원하지 않기에
지금은 안드로이드 13 홍보 이미지에 딱 보여준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색이 통일되어 구분하기 더 어려워진 것에 더해서, 컬러감에 맞게 변환된 아이콘의 모양 역시 단순하기 그지없어서
대충 보면 뭐가 뭔지 구분이 잘 안 갑니다… 그걸 지들도 아는지 앱서랍에서는 설정 무관하게 항시 미적용입니다.
뭐 구글 서비스 아이콘들도 개성 싹 지워지고 4색으로 새로 리뉴얼된거 보면 이게 아예 컨셉인가 싶기도 하고요.
픽셀 6에 도입된 새 기능들은 대부분 언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전용 언어 모델로 성능이 더 차별화되어 좋아진 라이브 캡션, 자동으로 받은 메세지를 번역해 주는(인스타그램 등 서드파티 앱도 가능합니다. 카톡은 아직 미지원.) 라이브 메세지 번역 등이 있는데. 특히 라이브 받아쓰기는 상당한 속도로 가능합니다.
에미넴-Godzilla 아카펠라 버전을 받아쓰는 영상입니다. 빠른 랩도 문제없이 띄어쓰기,구두점 등을 정확하게 구분하며 받아쓰는 모습입니다.
얼마 전에 한국어 라이브 번역이 추가되었는데, 티저에 한국어까지 넣어가며 홍보한 것 치고는 아직 킬러 기능인 받아쓰기,자막이 안 되고 메세지와 구글 렌즈 내 실시간 번역만 가능합니다.
구글렌즈 실시간 번역은 5년 전 갤럭시 S8 시절 빅스비 비전이 보여준 것과 거의 동일한 기능인걸 생각하면 이게 이제야 되나? 싶습니다.
일본어처럼 기능이 전부 다 지원되려면 멀었다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긴 단점 세개 중 하나는 기본 앱들의 문제인데, 구글 포토는 사진 수백장 가량을 한번에 지우면 뻗는 현상이 자주 일어날 정도로 발적화며(아이폰용은 멀쩡합니다)
구글포토의 RAW 지원은 아주 처참한 수준입니다.
자동으로 갤러리에서 풀 해상도로 임베디드 프로필이 적용된 프리뷰를 보여주고, 어디에 공유할 시 JPG로 자동 변환해 보내는 것도 안 되는건 당연하고
RAW는 기본적인 저해상도 프리뷰만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RAW+JPG가 기본 옵션입니다.
좋게 보면 고전적인 파일관리에 가까운 거고 일반적으로 보면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겁니다.
아이패드마냥 기본 날씨앱이 없어서 날씨는 어시스턴트나 별도의 위젯을 통해 구글앱 내부로 들어가야 합니다.
구글 다이얼러에서 스팸콜을 알아서 걸러주거나 경고해 주는 건 좋지만 캘리포니아 출신 답게 구글 다이얼러 기본 기능인 통화 녹음은 없습니다.
그리고 타이머를 설정하면 당연하게 알림 창에 노티로 타이머 남은 시간이 뜨는데, 알림 전체 지우기를 하면 타이머까지 같이 날아갑니다.
다시 시계 앱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타이머 남은 시간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연히 타이머는 예외처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두번째 단점은 안드로이드 12부터 배터리 사용량이 마지막 충전 기준이 아니고 무조건 24시간 기준으로만 보여서, 서드파티 앱을 쓰지 않고서는 정확한 스크린 온 타임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13 QPR1에서 해결되었습니다. 다시 마지막 충전 기준으로 보입니다.
세번째는 스크롤 캡처가 일정 길이 이상으로 안 되는 점입니다. 한 세번 스크롤 내릴 정도까지만 되고, 다른 안드로이드마냥 추가로 더 길게 캡처할 수 있는 옵션이 없습니다.
13에서 크게 변한 건 없는데, GCAM이랑 순정 캠 번갈아 사용시 가끔씩 렌즈 전환이 무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재부팅으로 해결이 되는데, 둘 간에 충돌이 있는 듯 합니다.
여담으로, 저번달인가 픽셀은 상단바 내리면 배터리가 퍼센트가 아니고 남은 사용시간으로 보인다며 역시 픽셀 병X같다며 억까 당하던데,
안드로이드 12 베타에나 잠깐 있다가 사라진 옵션 가지고 억지로 물고 늘어지는 거 보니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만
애초에 삼앱 아니면 폰 취급도 못 받는 게 커뮤니티 여론이니 이제 그러려니 하게 되네요.
(13 기준으로 가로든 세로든 해당 기능은 옵션조차 없습니다)
배터리
픽셀 시리즈 중 가장 큰 5000mAh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600mAh의 픽셀 6보다 더 큰 스크린 사이즈, 높은 해상도 때문에 배터리가 좀 더 많이 탑재되었습니다.
일상적으로 밖과 안을 오가며 쓰면 대략 6시간 반 정도 화면켜짐 시간을 보여주며, 야외에서 카메라 등 헤비한 작업을 자주 쓰면 5시간 정도 화면켜짐 시간을 보여줍니다.
물론 계속 실내에서 밝기 낮추고 다크모드로 가벼운 작업만 하면 당연히 더 가기야 하겠습니다만
아무 의미 없는 그래프 놀이는 별도로 재보진 않았습니다.
공식적으로는 11V 3A에 해당하는 33W 충전까지 지원하나, 일반적인 PD 65W 충전기 사용시 30분만에 대략 0에서 40퍼센트 정도까지는 차는 좀 느린 수준입니다. PPS 지원 충전기를 쓰면 더 빨라질것 같다만 33W까진 아닐 거 같습니다.
무선 충전은 23W 까지 지원하나,해당 속도는 전용 픽셀 스탠드에서만 가능합니다.
역무선 충전도 느리지만 가능합니다.
전에 쓰던 갤럭시 S10 5G 올려둬봤는데
완충까지 약 4시간 걸립니다.
결론
픽셀 4 사용기를 쓴 지 1년이 지났고
그때 글에서 적은 것처럼 결국 6으로 넘어왔습니다.
기기가 다 만족스러운가? 하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카메라가 3 시절마냥 타사에 비해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건 아니고, 카메라 외의 기능이나 깡스펙이 아주 특출난 것도 아니고,
크기나 무게도 꽤 커서 작은 폰을 선호하는 제 입장에서 큰 폰은 불호입니다.
하지만 RAW 품질을 본다면 다른 대안이 딱히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갤럭시나 BBK 중국제는 편의성이나 사용 경험이 현저히 떨어지고
화웨이 P40/Mate 40 Pro+가 여전히 하드웨어나, JPG 사진 퀄리티 & 주간 후처리 기조는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이쪽은 CP RAW 지원 자체가 빈약하고,이건 샤오미 플래그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결국 픽셀을 다시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닐라 6은 좋은 가성비를 지녔지만 자잘한 사용성과 감성품질 면에서의 타협, 망원의 부재로 인해 결국 6 프로를 선택했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6 프로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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