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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마아야의 26년史-1] 아이돌 성우에서 아티스트로 거듭나다(1997~2003)

행쿠 2022. 2. 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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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인생 34년, 가수 인생 25년. 어린 시절에 데뷔했다고는 하지만, 이제 그녀의 나이도 마흔을 훌쩍 넘겼다. 

성우와 가수, 때로는 연극과 드라마 단역까지... 팔방미인 사카모토 마아야(坂本真綾)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다.

수십년간 함께 해온 올드팬들도 많지만, 최근에도 인기 모바일 게임 'Fate/Grand Order'의 오프닝 곡등을 담당하였고, 성우로서도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의 '에키드나', '공각기동대 ARISE'의 '쿠사나기 모토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마키나미 마리 일러스트리어스(...)'등의 역할을 맡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오늘날까지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카모토 마아야의 가수 인생 26년. 오늘은 그녀의 가수인생의 '전반기'라고 할수있는 데뷔이후 6년간의 이야기를 얘기하고, 이 시절의 대표적 '인기곡'과 주관적으로 선정한 잘 알려지지 않은 '명곡'들을 소개해보자 한다.





마아야가 성우로서 빛을 보게 된 작품이자,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인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이 애니메이션이 그녀의 인생을 뒤바꿔놓았다. 기껏해야 15초 분량의 CM송 녹음 경력이 고작인 여고생 성우에게 장편 TVA의 오프닝곡을 담당케하는 파격적인(!) 결정이 이뤄진 것. 더군다나 오프닝 곡의 프로듀싱을 담당한 사람은 당시 이미 업계 수준급의 작곡가로 평가받던 칸노 요코(菅野よう子)였다. 처음에는 성우가 오프닝곡을 부른다는 것에 탐탁치 않아하던 칸노 요코도, 직접 마아야의 맑은 음색을 접하자 OK사인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곡이 1996년에 발매된 마아야의 정식 데뷔곡 '約束はいらない(약속은 필요없어)'. 초동 판매 3만장 기록과 더불어 곡에 대한 호평으로 성공적으로 가수인생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997년 발매된 정규 1집 앨범'grapefruit'. 무려 칸노 요코가 전곡을 프로듀싱한 앨범인데, 칸노 요코는 이후 마아야의 4집 정규앨범과 11개의 싱글앨범까지 모두 전담하여 프로듀싱을 맡는다. 

그렇게 팔린 앨범은 4000장. 데뷔 앨범치곤 무난한 성적이었다. 이 당시 칸노 요코는 아직 '카우보이 비밥'을 담당하기 전으로, 인기 작곡가 반열에는 들었으나 전성기 시절처럼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마아야도 이제 갓 이름을 알린 아이돌 성우에 불과했기 때문.

이 앨범에는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곡들. 'ポケットを空にして(주머니에 손을 넣고)', '風が吹く日(바람이 부는 날)'등이 수록되어있다.

 



1998년에는 2집 정규앨범 'DIVE'를 발매하고, 13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마아야에게 다시 급부상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1999년 인기 애니메이션 '카드캡쳐 사쿠라(체리)'의 3기 OP를 맡게되고, 결과적으로 이 노래 'プラチナ(플라티나)'는 애니메이션의 높은 인기와 수준급의 곡 퀄리티에 힘입어 굉장한 인기곡이 되어버렸다. 마아야의 맑은 가성이 특히 잘 드러나는 이 곡은 오늘날까지 마아야를 대표하는 곡으로 손꼽히며, 이 노래의 싱글앨범 판매량도 4만장에 근접.같은해 발매된 마아야의 '싱글 컬렉션 앨범'은 6만장 판매를 달성한다.

 



이후는 그저 승승장구. 

3집 앨범 'Lucy'는 4만장.

미니 앨범 'Easy listening'은 3만장.

4집 앨범 '소년 Alice'는 5만장.

2번째 싱글 콜렉션 앨범은 거의 7만장에 근접하는 기록을 세웠다.

 

단순히 앨범 판매량만 높은게 아니라 곡 퀄리티도 한곡 한곡이 명곡이었고, 

라이브는 좀 불안했지만 음색 자체는 최절정기였던 시절이기도 하다.

칸노 요코x사카모토 마아야의 콤비의 파괴력은 대단했지만... 이후 사카모토 마아야는 홀로 서기를 선언한다.

 



[1997 ~ 2003 마아야의 인기곡]

 

<約束はいらない(약속은 필요없어)>

위에서 소개한 사실상 마아야의 데뷔곡. 

마아야 헌정앨범 'REQUEST'에서는 일본의 록밴드 The band Apart에 의해 커버되기도 하였다.

애니메이션 오프닝인만큼 한국어 번안곡도 있는데... 최덕희 성우의 맑은 미성에서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음원 퀄리티와 번안 가사가 그리 좋지 못해서 들으면 상당히 오글거린다.

 

 

<プラチナ(플라티나)>

발매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아야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플라티나. 

지금도 유튜버에는 관련 커버곡, 연주곡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한국에서 번안곡으로 공식 발매된적이 없음에도, 창작자들에 의해 다양한 한국어 버젼 플라티나가 만들어지고 있다.

 

 

<Tune the rainbow>

라제폰 극장판 '다원변주곡'의 엔딩으로 쓰인 곡.

보통 엔딩곡 앨범의 판매량은 오프닝곡에 비해 낮기 마련인데, 심지어 극장판의 ED곡임에도 무려 4만장 가까이 팔렸다.

싱글앨범 수록곡으로는, 밑에서 소개할 'The garden of everything'이 있다.

 

 

<The garden of everything>

칸노 요코의 곡에 다수 참여한 미국의 아티스트 steve conte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곡.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공'중 '폴로베츠인의 춤'에서 멜로디를 따왔다. '폴로베츠인의 춤'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나왔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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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9>

2003년에 공개된 이 곡은, 위의 곡들에 비해서 그리 유명한 노래는 아니다.

애니메이션 '울프스 레인'의 OST 곡으로, 사실 유명하기로 따지면 ED곡 Gravity가 더 유명한 편.

오히려 이 곡은 '칸노 요코 표절대란'때 함께 표절곡으로 지목받던 곡이라, 울브스레인 OST 앨범에 단 한번 소개되었을뿐

마아야의 개인 앨범에서는 단 한번도 수록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표절 논란이 잘 해결되었는지, 작년에 발매된 마아야 25주년 앨범에 처음으로 수록되었고...

따라서 뭔가 마음이 감개무량해져서 Gravity 대신 이 곡을 소개하였다.

 

 

 

 

[1997 ~ 2003 마아야의 숨겨진 명곡]

https://youtu.be/UV-iSkGJ2qY

<紅茶(홍차)>

여운을 남기는 서정적인 사랑 가사가 일품인 곡.

사실 숨겨진 곡이라고 하기에는 베스트앨범에도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3집 Lucy 앨범에서 숨은 명곡을 찾자면 '私は丘の上から花瓶を投げる(나는 언덕 위에서 꽃병을 던진다)'라는

곡이 가장 적합한데, '홍차'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서 소개를 아니 할 수가 없었다.

 

https://youtu.be/Zga3SCOQRHA

<Afternoon repose>

마아야의 첫번째 미니앨범 'Easy Listening'을 처음 들었던 당시의 본인은 아직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쉽게 듣는거라면서, 왜 노래들이 하나같이 다 난해한거야? 반어법인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정말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노래가 있었으니, 제목부터 '한낮의 휴식'인 바로 이 곡.

 

가사와 멜로디 모두 편안해서, 이 노래를 틀어놓고 있으면

정말 스르르 잠이 올것만 같다. 마아야의 팬이 아니고서는 접하기 어려운 노래일텐데,

유튜브에 찾아보니 반갑게도 한국의 첼로 유튜버가 이 노래를 커버한게 있었다.

https://youtu.be/m5sx1b3KWN4

 

<Kissing The Christmas Killer>

칸노 요코의 앨범 '23시의 음악(드라마 한밤중은 다른얼굴 OST)'에 수록된 곡.

성탄절에 착한아이에게는 선물을, 나쁜아이에게는 나이프(죽음)을 주겠다는 무시무시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https://youtu.be/rVCoXGv0BPA

 

光あれ(빛 있으라)

4집 앨범 '소년 앨리스'에 10번 트랙으로 들어간 곡. 싱글앨범으로 선공개된 노래도 아니고

순수하게 정규앨범 10번 트랙곡에 불과함에도, 4집 앨범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노래로 손 꼽히며,

마아야의 각종 베스트앨범에도 빠지지 않고 수록되는 노래이다. 사실 숨겨진 명곡이라고 하기엔

팬들에게는 손에 꼽히는 명곡취급을 받고 있다.

https://youtu.be/kgQ3No8YOWY

 

03

울적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 마찬가지로 4집 앨범 '소년 앨리스'에 수록되었다.

사카모토 마아야가 주역으로 연기한 단편영화 '03 †'의 테마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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